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역사는 짧기만 하다. 1980년대 생명공학육성법이 제정되긴 했었으나 사실 바이오 산업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과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한국 바이오 산업의 중심부를 향해 인하대학교 첨단바이오의약학과가 도전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학과장을 맡아 신설 첨단바이오의약학과를 이끌고 있는 최용수 교수를 만나 앞으로 계획과 목표 등을 들었다.
직업군인에서 바이오융합 학자로 변신
“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할 때는 생명공학이나 바이오 쪽은 정말 암울했습니다. 사실 전공 취업자가 거의 한두 명도 안 나올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취업이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군인이 되는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 꿈은 공학자가 아닌 군인이었던 겁니다.”
최용수 교수의 학생 시절 바이오 분야의 미래는 암울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미래를 향한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자 최 교수는 학군단(ROTC)에 입교하여 직업군인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1998년 임관하여 4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장교로 복무한다. 그런데 학문에 대한 미련이 컸던 모양이다. 어느날 그는 바이오 분야 연구자가 되겠다는 뜻을 세운다. 2002년 전역과 동시에 석사 과정에 들어가고 2009년 박사 과정을 마친다. 2009년도에 차의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바이오공학과에 교수로 임용이 되면서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연구자 겸 학자로서 묵묵히 외길을 걷는다.
안주하는 삶을 던지고 새롭게 도전하다
최 교수는 차의과학대학교에서 정년까지 보장받았지만 새로운 도전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모교 인하대학교에서 첨단바이오의약학과 교수직 제안이 왔다. 최 교수가 17년간 몸 담았던 차의과학대학, 즉 차병원 그룹은 상장 회사만 3개나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바이오 교육·연구·의료·산업의 선두 주자이다. 따라서 고민도 많았다. 편히 살 것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인가. 이번에도 그는 안주하는 삶을 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였다.
“모교에 오면 새롭게 도전하고 후배들에게 헌신하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물공학과가 86년도에 만들어졌고 올해로 40주년입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해에 모교로 돌아와서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저에겐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융합형 바이오 전문 인재 양성이 목표
학과장으로서 또 교수로서 최 교수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바이오 플랜트 생산 공정과 설비를 아우르는 융합형 전문 인재 양성이다. 특히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현장 맞춤형 교육과 큐레이션 기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실전형 엔지니어를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하대 생명공학과 역사가 40주년이 됐는데 사실 이 분야가 굉장히 넓습니다. 산업체 쪽에서 보면 제조업 관련된 것도 있고 식품, 의료 등 여러 분야를 다 포괄합니다. 기존에 레드 바이오 의학 분야에 한정해서 전문화되었다면 지금 첨단바이오의약학과는 기초부터 응용, 인허가, 생산, 제품화까지 전주기에 관련된 교육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제가 다른 교수들과는 다르게 바이오 전주기 경험을 갖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제게도 좋은 기회고 학생들에게도 실질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여담이지만, 최 교수는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상임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인하대 화학과, 생물학과, 식품공학과, 생물공학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인하바이오 모임이 있는데, 이러한 소규모 단위 동창 모임을 총동창회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인하대, 바이오산업 핵심 인재 양성소로 성장할 것
모교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 포부를 물었다. 바이오산업과 학문이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보니 현실적인 조언을 기대했으나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이 진짜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달려와서 대학에 막상 들어오면 버닝 아웃이 되어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1학년 때부터 졸업 때까지 취업을 목표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경쟁 속에서도 자기 삶의 여유도 좀 갖고 대학생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합니다. 여행도 다니고 경험도 쌓으면서 책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 이전에 모교 선배로서 후배들이 취업과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하대학교 첨단바이오의약학과가 배출하는 인력들은 정확한 캐릭터를 가지고 차별성 있어야 한다”라며 인하대가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나갈 인재 양성소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인하대 생명공학과, 첨단바이오의약학과, 식품공학과 등 바이오 관련 학과들을 합해서 바이오 융합 대학으로 승격한다. 이에 최 교수는 인하대 바이오 융합 대학이 산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단지와 함께 협업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진행해서 학생들이 졸업하는 동시에 산업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더 나아가서 해외까지도 진출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글 조혁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