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용 인하대 글로벌비즈니스 센터장·전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상업교육 81 · 제 31대 인하대학교총동창회 회장)
평화경제특구란 북한 접경지역에 경제 교류와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특구로 산업 활성화, 세제 감면, 고용 창출, 외자 유치까지 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2006년 17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경제특구를 파주에 설치하는 내용으로 발의한 뒤 17년 만에 통과했고 지정지역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북방한계선(NLL), 인천을 비롯한 강화·옹진과 경기 김포·파주·연천 등이 지정됐으며 기타 지역들도 경쟁적으로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그 당시 발의의 주된 취지는 북한 영토인 개성공단에 공장을 건설해 남북경협을 하다 보니 북한의 악행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없다며 그것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파주에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시설을 조성해 북한 근로자가 출근하거나 기숙사를 제공해 우리 주도로 경협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후 이 이슈가 이명박 정부의 대선 공약인 나들섬공단 조성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현실성이 떨어져 결국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첫째, 북한이 개성공단에 주민을 파견해 남한과의 경협 활동을 하는 것도 노심초사하는데 어떻게 파주로 파견해 기숙사 생활을 시킬 것인가? 둘째, 개성공단 임금이 그 당시 모두 합해도 100달러 정도인데 파주나 나들섬으로 했을 때 100달러로 가능한가?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들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임금 차이가 난다면 개성공단은 문을 닫아야 하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적으로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 박근혜 정부의 두 번에 걸친 공단 폐쇄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신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즈음에 평화경제특구 기본구상 발표로 접경지역 균형발전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인천은 향후 남북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가교의 거점지역으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남북공동어로수역, 평화수역 등을 조율해 옹진군 서해5도 북방한계선이 가진 갈등 요인을 해소하고 한강하구 남북 공동 이용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가능케 한 바 있다. 특히 송도, 청라,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조성·운영과 함께 법 제도 설계 경험이 있어 평화경제특구 운영에 적용 가능하다. 게다가 경제자유구역 조성을 통해 물류, 항만, 공항 연계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며 투자, 금융 유치 경험도 보유했기에 다른 접경지역에 비해 가장 유리함에도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없어 보인다.
향후 남북경제협력으로 제2의 개성공단 역할이 기대됐던 강화 교동 평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오히려 폐기 수순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조성됐고 여타 지역보다 유리한 강화도가 나락에 빠져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고는 하지만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남북경협의 당사자로 참여했던 경험치에서 오는 것이다. 접경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개발이 어렵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 열악한 정주 여건과 인프라 등이 약점이기에 북한 인력은 차치하고서라도 발표된 장밋빛 청사진을 채울 국내의 청년인력을 어떻게 접경지역으로 유치하겠단 말인가?
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 정책에 발 맞추는 것으로는 안 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민간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결국 ‘밑 빠진 독’으로 전락할 수 있다.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대체로 유사한 정책적 맥락임에도 전 정부와의 과도한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소모적 노력의 결과를 가져와 북한으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진정성이 없다며 공격 당하기도 했다. 남북경협이 단순한 물질적 교류와 투자가 아닌 상호 간 신뢰 구축으로 가는 ‘이어달리기’가 필요한 이유다.
출처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http://www.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