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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국은?

등록일 2025-04-11 13:43 URL복사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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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용 인하대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경제학박사

 

 

1988년 우리 정부는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을 통해 남북한 관계 및 사회주의권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북방정책’에서 표현한 바 있다. 한중관계는 지난 5천 년 동안 지속돼 오던 중 2차 대전 종식 이후 40여 년의 단절 기간을 거쳐 1992년 국교 정상화 뒤 외교,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인적·물적 교류가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 한중관계를 둘러싼 흐름은 정치·안보 영역에서는 거리감을 나타내면서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엇박자가 가시화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실리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와 경제는 따로 간다는 냉각된 외교와 실용적 경제는 한중수교 30여 년을 지나며 부침을 거듭해 왔지만 실제로 한국의 주요 수출국은 여전히 중국이며 1천억 달러가 넘는 연간 무역량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효자 종목인 첨단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화학소재 등 주요 산업에서 공급망과 기술 협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이기도 하다.

미·중 전략경쟁 속 ‘경제블록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선택은 중국이 한국 기업에 있어 소비시장일 뿐 아니라 제조, 조달, 기술협력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미국 중심의 경제블록에만 의존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외교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구도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양자택일이 아닌 다자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의 협력 프로젝트 추진 일환으로 삼성, LG,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주요 대기업들이 2024년 이후 중국 내 생산라인과 유통망을 재점검하거나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있다. 또 지난해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유치와 외국계 기업에 대한 비자 발급을 완화하면서 한동안 중국 투자 러시에서 야반도주로 이어지던 10여 년 전의 시간표로 되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과 한국의 경제는 단순히 정부 간 외교에 의존하지 않고 이미 민간기업과 개인 수준의 교류가 광범위하게 확대돼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양국 관계가 정치적 요인으로 일시적인 냉각기를 갖더라도 실질적인 경제협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중관계는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단언할 수 없으며 정치적으로 신중하고 경제적으로는 적극적인 ‘공생관계’인 것이다. 어쩌면 미·중 경쟁이 격화하는 지금이 한국에는 오히려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혹자들은 아직도 중국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으로 저평가하길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투자나 시장은 "한물갔다, 끝났다"라고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국교 정상화 이후 초기 20여 년간 우리에게 주어진 중국 시장에서의 자리매김 기회를 놓치긴 했어도 중국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라고 본다.

정치적 갈등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민간교류의 증가 추세는 의미 있는 신호다. 인하대학교와 중국 옌타이대학이 공동 설립한 글로벌비즈니스아카데미(GBLA)가 출범했다. 2004년 단과대학 단위의 쌍방형 학생 교류로 시작해 20여 년간 2천여 명의 학생·교수들의 연구, 교류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1년 과정으로 정원 50명의 한중 CEO들이 매월 1박 2일로 양교를 교차 방문해 16강을 수강하며 살아있는 경제협력 기조 아래 실용적인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중관계 회고, 전망과 발전 방향은 물론 글로벌 경영·전략, 사회문화 트렌드, 기업 육성 마케팅, 통합 리더십 등을 양국 유명 강사진이 이중언어로 강의하며 참여자가 원하는 여러 주요 행사와 워크숍도 진행해 벽을 허물고 미래로 나아가는 한중관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BLA은 한중 기업인에게 자기계발과 새로운 교류·협력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글로벌 4.0 시대에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작금 난맥상인 양국 관계에 대학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기호일보 발췌 webmaste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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