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친구가 아들이 인하대에 관심 있다고 하면서 입시 배치점수표를 보도한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인하대는 수도권대학 중에서 제일 밑에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혀 더 밑으로 내려 간 것 같습니다. 참 더러운 기분입니다.
적어도 이전 충청도 서북부 지역에서는 인하대 위치가 SKY 다음으로 여겼습니다. 저도 학력고사 성적을 받고 대학 선택에 고민하다가, 배치표에 의외로 인하대 점수가 낮아 웬 떡이냐 싶어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입학하고 나서 해마다 신문에 배치점수가 나오면 기가 죽고 창피했습니다. 나중에는 진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의 대학은 인하대(저는 턱걸이로 입학) 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인하대는 젠틀맨 혹은 무관심하여 홍보나 로비를 안하고 뻥을 안친다고 생각했습니다(지금도 인하대는 이것이 부족). 사회생활하면서 일류대 출신이 아니라고 차별 받았지만, 그래도 동문들이 졸업 후 열심히 살아가고 또한 잘 나가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력하여 서울대 출신 보다 낫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배치표를 보니까 기분이 아주 더럽고, 전두환 시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총장님들은 우리의 심정을 이해는 하시겠지만, 동문과 학생들이 뼈 속 까지 느끼는 감정과 기분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재학생들이 더 민감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망국의 백성들처럼, 기가 죽고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없고, 그저 살길 찾아 뿔뿔이 흩어질 뿐입니다.
재단과 총장님 이하 교직원들은 이번 교육부 평가결과에 의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는 동문들도 해당됩니다.